2. 경락이란?
경락(經絡)이라는 것은 한의학에서 대단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경락을 모르고 한의학을 논한다는
것은 어떤 나라의 지리를 전혀 모르고 그 나라의 모든 정세를 이해하려는 것과 마찬가지다.
한국의 정세를 잘 알려면 한국의 산악과 평야, 하천과 해안선 같은 것을 알아야 하고 그 지리적 정세에 의해서
도시, 항구, 교통망, 군사상의 요지, 산업, 인정, 풍속 등을 이해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그리고 시간적으로 변동되어 가는 정세를
풍작인지를 알려고 집집마다 돌아다니면서 수확고를 묻지 않아도 군산, 목포, 대전 같은 곳에서 그 방면에서 오는 곡식만 보면 알 것이다.
이와 같이 우리의 건강 상태도 수술을 해서 장기가 고장 난 것을 보거나 뢴트겐 광선으로 사진을 찍지 않아도 인체의 표면에 나타나는 생리적
반응에 의해서 어느 장기에서 어떤 변동이 생겼는지를 알 수 있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우리의 감정의 변화는 반드시 얼굴에 나타나는데, 어떤
사람의 얼굴빛과 안면 근육의 긴장, 이완 상태를 보면 그 사람의 감정이 어떤지를 충분히 관찰할 수 있다. 심리적 변동과 생리적 변동이
둘이 아니므로 생리적 변동도 심리적 변동과 마찬가지로 인체의 표면에 반드시 나타나게 된다.
누구든지 변비가 심하거나 심하게 설사를 하거나 방귀가 많이 나오는 사람은 그 자리를 손가락으로 조금만 눌러
보아도 그것을 알 수 있다. 거꾸로 그 자리 곧 합곡혈(合谷穴)에 신경 과민 현상이 나타났을 때는 대장의 질병이 자각 증세로 나타나지 않더라도
대장에 이상이 생긴 것을 판단할 수 있다.
그리고 매독이 심해서 외부로 나타날 때도 그 퍼지는 부위가 일정해서, 독맥, 곧 생식기 양경락(陽經絡)의
말단이나, 목구멍, 턱, 눈과 같은 임맥, 곧 생식기 음경락(陰經絡)의 말단이나, 방광경락의 말단인 아킬레스건(腱) 바깥쪽이나 신경락의 말단인
아킬레스건 안쪽에서 터지게 된다. 여자가 월경을 할 때나 아이를 배거나 아이를 낳은 직후에도 독맥, 방광경락, 임맥, 신 경락에 변동이
생기는데, 아이를 밴 여자의 콧날, 눈자위, 입 둘레 따위에 주근깨나 기미가 생기고 배의 정중선(正中線)에 착색이 되어 거무스레한 선이 나타나는
일이 있고 아이를 배거나 아이를 나은 뒤에 얼마 동안 전혀 걷지 못하고 앉은뱅이가 되는 일도 있고 월경 때나 아이를 갖은 뒤에 입가에 헌데가
나는 일도 있으며 월경할 때 입술 특히 아래 입술에 색이 변하는 일도 있다. 이 밖에도 이런 예를 들면 한이 없으니 좀 주의해서 관찰하면
여드름 하나라도 인체 내부와 상관없이 아무 데서나 아무 때나 나는 법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것이다.
경락(經絡)은 경맥(經脈)과 락맥(絡脈)으로 나뉘어지는데, 경맥(經脈)은 신체(身體)를 종(縱)
주행(走行)하는 것으로 대로(大路)가 되고, 락맥(絡脈)은 가지가 갈라져 횡(橫)으로 주행(走行)하고 사행(斜行)한다는 의미에 속하는 것으로서
경맥(經脈)을 서로 연락하는 지선(支線)이라고 간주하였다.
경맥(經脈)은 깊고 장부(臟腑)와의 관계가 밀접하며, 락맥은 얕고 경절(脛節) · 피부(皮膚)와의 관계가
깊다.
* 경맥(經脈)을 대별(大別)하면 십이경맥(十二經脈), 십이경별(十二經別), 기경팔맥(奇經八脈)의 3종이
있다. * 십이경맥(十二經脈)의 주체(主體)가 되는 것. *
십이경별(十二經別)은 십이경맥(十二經脈)에서 가라져 종주(縱走)하는 지맥(支脈)이지만 넓은 의미에서는 십이경맥(十二經脈)의 범주에
포함된다. * 기경팔맥(奇經八脈)은 십이경별(十二經別)하고는 다르며 경맥(經脈)에서 갈라진 지맥(支脈)이지만 꼭 종주(縱走)하는 것만이
아니라 횡행(橫行)하는 것도 있으며, 십이경맥(十二經脈)과 상대(相對)하고 또는 서로 보(補)하는 입장이기도 하다. 특히 독맥(督脈)과
임맥(任脈)의 이경(二經)은 십이경맥(十二經脈)과 합해 십사경맥(十四經脈)이라고 하며 자주 취급 될 정도로 중요하다.
* 경락(經絡)에속하는 것에는 십오락맥(十五絡脈), 락맥(絡脈), 손락(孫絡), 부락(浮絡),혈락(血絡) 등이
있다. * 십오락맥(十五絡脈)은 락맥(絡脈)의 주체(主體)가 되는
것. * 락맥(絡脈)은 십오락맥(十五絡脈)에서 갈라져 횡행(橫行) 또는 사행(斜行)하는 것. * 손락(孫絡)은 락맥(絡脈)에서 다시
갈라진 것. * 부락(浮絡)은 락맥(絡脈) 중 체표(體表)로 떠오르는 것. * 혈락(血絡)은 부락(浮絡) 중 붉게 보이는 것.
* 경맥(經脈)의 주행(走行)과 경혈(經穴)
경맥(經脈)은 혈기(血氣)를 순행(循行)케 하고 음양(陰陽)을 통(通)하게 하여 전신(全身)을 영양(營養)하는
것이다.
그 유주(流注)는 중초(中焦)에서 시작하여 수태음(手太陰) 양명(陽明)으로 주입(注入)되고, 양명(陽明)에서
족양명(足陽明) 태음(太陰)으로 주입(注入)되며, 족태음(足太陰)에서 수소음(手少陰) 태양(太陽)으로 주입(注入)되고, 수태양(手太陽)에서
태양(太陽)으로 주입(注入)되고, 수태양(手太陽)에서 족태양(足太陽) 소음(少陰)으로 주입(注入)되며, 족소음(足少陰)에서 수궐음(手厥陰)
소양(少陽)으로 주입(注入)되고, 수소양(手少陽)에서 족소양(足少陽) 궐음(厥陰)으로 주입(注入)되며, 족궐음(足厥陰)에서 다시 돌아와
수태음(手太陰)으로 주입(注入)되는 것이다.
병(炳)이 일어나면 기혈(氣穴)의 흐름이 정체하는 곳, 정체하기 쉬운 곳이 경혈(經穴)로서의 반응(反應)을
나타낸다.
반응(反應)을 나타내는 경혈(經穴) 혹은 그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혈(穴)을 자극(보(補) * 사(瀉))
함으로서 질병을 치료하는 것이 침구의학(鍼灸醫學)의 근본원리(根本原理)이다.
최근 중국에서는 경혈(經穴)은 전기적 저항이 낮아 전류가 많이 흐르는 곳이라는 사실이 실험결과 입증되어 일대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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