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구학

침구학

 鍼 灸 學

 6. 침 놓는 연습

 

삼릉침 또는 피부침은 기본적으로 특별한 연습이 필요 없지만 호침은 마치 붓으로 글을 쓰는 것과 같이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

 

1) 연습하는 방법

가) 사무 용지를 약 80번 겹쳐(두께가 약 5~6푼 되게) 실로 우물정(井)자로 묶어 왼손엔 이것을 들고 오른손에 침을 쥐고 침을 찌르는 연습을 한다.

나) 솜을 작은 공만큼 뭉쳐 실로 감은 다음 침을 꽃았다 뺐다 돌렸다 재꼈다 하는 연습을 한다 연습할 때는 먼저 란은 침으로 연습하고 다음 긴 침으로 연습해야 한다. 이상 두 가지 연습에 모두 익숙하여 조금도 구애가 없으면 벌써 손가락에 힘이 생긴 것이므로 침을 놓아도 피부를 쉽게 뚫고 들어갈 수 있으며 환자에게 고통을 덜 주며 또 치료 효과도 높일 수 있다.

침 놓는 것이 능숙하지 못하면 같은 부위의 혈에 침을 놓아도 의사에 따라서 효과에 영향을 주거나 혹은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러므로 기본 수법에 능숙하도록 정신을 집중하여야 한다.

 

 

5. 침 놓는 깊이

침놓는 깊이를 정하는 방법[鍼刺淺深法]   

족양명경(足陽明經)에는 6푼 깊이로 놓고 10번 숨쉴 동안 꽂아 두며 족태양경(足太陽經)에는 5푼 깊이로 놓고 7번 쉼쉴 동안 꽂아 두며 족소양경(足少陽經)에는 4푼 깊이로 놓고 5번 숨쉴 동안 꽂아 둔다. 족태음경(足太陰經)에는 3푼 깊이로 놓고 4번 숨쉴 동안 꽂아 두며 족소음경(足少陰經)에는 2푼 깊이로 놓고 3번 숨쉴 동안 꽂아 두며 족궐음경(足厥陰經)에는 1푼 깊이로 놓고 2번 숨쉴 동안 꽂아 둔다. 손의 음, 양경은 그의 기를 받는 길이 가까우므로 그 기가 빨리 온다. 그러므로 침을 놓는 것도 2푼 이상 깊이 놓지 말며 1번 숨쉴 동안 꽂아 둔다[영추].   

○ 윗몸과 뼈에 가까운 곳은 침을 얕게 놓고 뜸도 적게 뜨는 것이 좋으며 아랫몸과 살이 많은 곳은 침을 깊이 놓고 뜸을 많이 떠도 해롭지 않다[입문].  

○ 침을 놓음에 있어서 깊이와 유침 시간, 칩의 횟수에 대한 일련의 문제에 대하여 반드시 정확한 이해를 가져야 한다. 그리하여 임상에서 침을 놓을 때에 어떻게 그 정도를 맞게 하는가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우선 옛 서적에서 지적한 치수를 일반적 표준으로 정한 기초 위에서 반드시 체질의 강약과 영양 상태(살찌고 여윈 것), 질병의 급 만성, 각이한 증상(표증, 이증), 혈위 등에 따라서 침 놓는 깊이를 정하여야 한다.

일반적으로 비만한 사람은 깊이 찔러야 하고 여윈 사람은 얕게 찔러야 한다. 예를 들어 비만한 체질이고 급한 병일 때 중완혈에 침을 놓으려 할 때 중완혈의 기본 깊이는 8푼으로 하되 처음 표피를 뚫고 들어갈 때는 굳은 감이 있다. 그 다음 마치 빈 구멍으로 들어가는 것처럼 저항이 없다가 침 닿는 느낌이 약간 굳은 감이 있다. 이때 환자는 몸을 깜짝 움직이는데 이때의 깊이가 바로 정확한 깊이라고 하였다(허임).

기타 두부 및 안면부와 어린이들에게 침을 놓을 때는 모두 깊이 찌르는 것이 좋지 않다. 특히 언어 장애가 있거나 의식이 혼미한 환자를 치료함에 있어서 침을 찌르는 깊이는 전적으로 의사의 임상 경험과 해부에 관한 지식에 의거하게 된다.

이와 같이 체질과 병의 정도에 따라서 침의 깊이가 정해진다. 또한 병이 급성일 때에는 오래 유침하며 1일 1회 혹은 수회 반복하여 놓을 수 있다. 반대로 만성이고 완고한 질병에는 침을 매일 또는 격일로 장기간 치료하는 것을 기본적으로 한다.

이상과 같은 실정을 고려하여 침의 깊이와 유침 시간, 횟수 등의 원칙을 잘 알고 옳게 응용하여야 한다.

 

6. 침 놓는 법과 방향

침을 놓을 때에 한 손으로는 침을 쥐고 다른 손으로는 (혈)을 누르는데 침 쥐는 손을 (침 놓는 손)이라 하고 침을 누르는 손을 (누르는 손)이라고 한다. 왼손은 침 찌를 때에 보조 역할을 한다.

 

1) 침 놓는 법
대개 의사는 오른손에다 침을 쥐는데 주로 엄지손가락과 집게손가락으로 침자루를 쥐든지 혹은 엄지손가락, 집게손가락, 가운뎃손가락의 세 손가락으로 침자루를 쥐고 비비면서 침을 놓는다.

침 찌르는 각도는 혈 부위에 따라 결정되지만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다.

 

가) 곧추 찌르는 것(直刺) : 인체의 혈은 대다수가 곧추 침을 찌르는데 침과 피부가 직각을 이루도록 신체 조직 내에 침을 바로 찌르는 것이다.
이 방법을 적용하는 부위는 복부의 제1, 제2, 제3선의 혈들과 합곡 및 근육이 두터운 부분의 혈들이다.

 

나) 옆으로 찌르는 것(橫刺) : 침과 피부가 약 15~25도의 각을 이루도록 침을 옆으로 찌르는 것이다. 이것은 일반적으로 조직의 얕은 부분에 쓴다. 이 방법을 적용하는 부위는 두부의 백회, 상성, 솔곡과 안면부의 찬죽, 양백, 지창 및 흉부의 단중 등이다.

 

다) 빗 찌르는 것(斜刺) : 이 법은 침과 피부가 대략45도각도로 경사지게 찌르는 것이다. 이 방법이 적용되는 혈은 두부의 풍지, 흉부의 중부, 팔의 열결, 무릎의 독비, 발뒤의 곤륜 등이다.

이상과 같이 침 찌르는 방향은 몇 가지 표준이 있다. 그러나 부위와 병 증상 및 치료 목적에 따라 달리 할 수 있으며 이것을 옳게 응용할 줄 알아야 한다.

 

 

※ 계절에 맞게 침놓는 방법[四時鍼法]   

기(氣)가 봄에는 경맥(經脈)에 있고 여름에는 손락(孫絡)에 있으며 늦은 여름에는 살[肌肉]에 있고 가을에는 피부에 있으며 겨울에는 골수에 있다. 그러므로 사기(邪氣)는 늘 계절에 따라 기혈이 있는 곳에 침습한다. 그러므로 반드시 경기(經氣)에 맞게 그 사기를 치료하여야 혼란된 기가 생기지 않는다. 그렇지 않으면 혼란된 기[亂氣]가 생겨 서로 어울리게 된다[내경].   

○ 병은 겉에 있는 것과 깊이 있는 것이 있으므로 침도 깊이 놓기도 하고 얕게 놓기도 하여 각각 그 정도에 알맞게 하며 지나치게 하지 말아야 한다. 만일 너무 깊이 놓으면 속이 상하고 너무 얕게 놓으면 겉이 막히는데 겉이 막히면 사기(邪氣)가 나오지 못한다. 침을 얕게 놓거나 깊이 놓는 것을 알맞게 하지 못하면 도리어 해롭다. 그리하여 5장을 다치면 나중에 중병이 생긴다[내경].   

○ 봄과 여름에는 침을 얕게 놓고 가을과 겨울에는 깊이 놓는다. 그것은 봄과 여름에는 대체로 양기(陽氣)가 겉에 있고 사람의 기[人氣]도 겉에 있으므로 침을 얕게 놓아야 하고 가을과 겨울에는 양기가 깊이 들어가 있고 사람의 기도 깊이 있으므로 침을 깊이 놓아야 한다[난경].  

 

2) 누르는 법

보통 의사의 왼손으로 혈위를 누르는 것을 말하는데 이것은 오른손의 침 찌르는 것을 보조하는 방법이다. 즉 혈의 위치를 고정시키며 침날이 구부러지는 것을 방지하며 덜 아프게 하고 혈관을 밀어 내는 등의 작용을 한다.

동의보감에 (침을 놓을 줄 아는 사람은 왼손 자신을 가져야 한다)고하였다.

누르는 법은 보통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가 있다.

 

가) 엄지손가락으로 누르는 법 : 왼손 엄지손가락으로 침 놓을 혈을 손톱 자국이 나게 누르고 손톱 끝이 닿아 있는 곳으로 침이 들어가게 하는 법이다. 이 법은 대개 짧은 침을 찌르는 데 적용한다.

 

나) 두 손가락으로 누르는 법 : 왼손 집게손가락과 가운데 손가락으로 침 놓을 혈을 누르고 두 손가락 사이에 土독솜을 끼고 침을 붙들어 침이 잘 들어가게 도와준다. 이 법은 긴 침을 찌르는 데 적용한다.

 

다) 벌리면서 누르는 법 : 왼손 엄지손가락과 집게손가락으로 혈 있는 곳을 누르면서 양쪽으로 벌려 피부를 긴장시켜 침이 잘 들어가게 한다. 이 법은 피부가 탄력이 없는 복부 같은데 적용한다.

 

라) 잡아 쥐고 누르는 법 : 왼손 엄지손가락과 집게손가락으로 침 놓을 혈 부위를 잡고 긴장되게 한 다음에 침을 옆으로 찌르는 것이다. 이 법은 대개 안면부의 혈에 적용한다.

마) 손바닥을 펴서 누르는 법 : 왼손을 쭉 펴서 혈을 누르고 손가락 사이로 침을 찌르는 것이다. 이 법은 대개 요부나 배부의 혈들에 적용한다.

 

 

※ 계족침법(鷄足鍼法)   
『영추』에는 병이 중하면 계족침(鷄足鍼)을 놓는다고 하였다. 그 방법은 침을 곧바로 1대 찌르고 다음에 양옆으로 각각 1대씩 빗찔러서 마치 닭의 발과 같이 3가다리가 되게 놓는 것이다[강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