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초학

본초학

 

 風火署濕燥寒
 
한의학에서는 생체의 기능이 외적 조건에 따라서 영향을 받으며 생체는 외계에 부단히 적응하여 균형을 유지하며 이 균형의 차질로 병이 생긴다는 견해를 명백히 하고 있다.
사계절의 변화를 보면 봄은 따뜻하고, 여름은 덥고, 가을은 서늘하고, 겨울은 춥다. 그런데 이 네가지 기후는 그 성질이 실제로는 온(溫)과 열(熱), 량(凉)과 한(寒)으로 상호 대립되면서도 통일을 이루고 있는 두 개의 측면으로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춘하(春夏)는 양(陽)이 되고 추동(秋冬)은 음(陰)이 된다.

옛 사람들은 이러한 온, 열, 량, 한의 변화를 사계절을 위주로 하여 기온을 분류하였으며, 또한 자연계에는 이것 외에 바람이 분다던가, 비가 온다던가, 서리와 눈이 내리는 등 복잡한 기후변화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리하여 그들은 오랜 관찰로 자연현상을 분석하고 종합한 결과, 기후 변화의 주요 요인이 풍(風), 한(寒), 서(暑), 습(濕), 조(燥), 화(火)의 여섯가지라는 결론에 도달하였다.

공기가 흘러 움직이는 것을 풍(風), 온도가 낮아지는 것을 한(寒), 온도가 높아지는 것을 열(熱), 습도가 늘어나는 것을 습(濕), 습도가 약해지는 것이 조(燥)가 되고 그 중에서 서열(暑熱)이 다시 더 나아가면 화(火)가 된다고 하였는 바 이 여섯가지 기후 변화를 요약하여 육기(六氣)라고 칭하였다. 사계절에 따라 육기의 변화는 정상적 조건하에서는 일정하게 변화되기 때문에, 모든 물은 사시의 이동과 육기의 변화에 따라 적응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들은 정상적 조건과 규칙만으로 변화하는 것은 아니다. 정상이 있는가 하면 비정상이 있으며 순조로운 것이 있는가 하면 순조롭지 못한 것 등이 있다. 이와 같은 비정상적 변화와 조건은 모든 생물의 생장 발전에 불리한 영향을 주는 것이다. 이렇게 기후가 비정상적으로 변화할 때 인체가 그것을 극복하지 못하면 질병을 발생시키는 중요한 병인(病因)으로 될 때 이 육기(六氣)를 육음(六淫)이라고 불러 왔다. 결국 육기와 육음은 같은 내용이지만 그것이 병적 요인으로 인체에 작용하는가 안하는 가에 따라서 다르게 부르게 된다.


1. 풍(風)

풍(風)의 특성은 선행이삭변(先行而數變)에 있다. 즉 그 유동성이 심하고 변화가 많으며 또한 늘 다른 외사(外邪)와 합병(合倂)하여 인체에 침범하므로 백병(百病)의 우두머리가 된다. 또한 성질이 가벼워 인체 상부(上部)나 기표(肌表)에 침범하기 쉽고 급(急)하고 사나워 사람을 갑자기 상(傷)하기 쉽다.
 
풍병은 대개 열(熱)이 심한데서 기인하는 것인데 항간에서 다만 풍(風)이라고 말하는 것은 말엽만 말하는 것이며 근본은 잊은 것이다. 간목(肝木)의 풍(風)이 실(實)해서 졸중(卒中)하는 것도 아니요, 또 밖의 풍에 졸중하는 것도 아니다. 근본 원인은 조식(調息)을 실조하여 심화(心火)가 폭성하고 신수가 쇠허하여 능히 제하지 못하므로 음(陰)이 허하고 양(陽)이 실하여서 열기(熱氣)로 하여금 불울케하고 심신으로 하여금 혼모케하여 근골을 쓰지 못하고 졸도해서 의식이 없는 것이니, 주로 오지(五志-怒. 喜. 思. 悲. 恐)가 과극한데 기인하는 것이다. 대체로 습생담(濕生痰)하고, 담생열(痰生熱)하며, 열생풍(熱生風)하는 것이다. 풍병은 선행삭변(善行數變)하며 백병(百病)의 장(長)이다.
 
풍(風)은 춘(春)의 주기(主氣)이니 풍사(風邪)에 의한 병변(病變)은 춘(春)에 가장 많으며, 장기적(臟器的)으로는 간(肝)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양(陽0의 기(氣)를 자연에 있는 질풍(疾風0이라고 하고 인체의 중풍은 밖에서 들어온 풍사(風邪)에 의해서 보다는 본래 있던 기(氣)에 의해서 생기나니 대체로 사람이 40살이 넘어서 기운이 쇠약할 때에 혹 지나치게 근심하거나 기뻐하거나 성을 내어 기를 상한 때에 이런 병이 흔히 생기게 된다. 치료법은 반드시 장부(臟腑)를 고르게 하고 경락을 잘 통하게 해야 한다.
 
단계(丹溪)는 왼쪽을 쓰지 못하는 것은 어혈과 혈(血)이 부족해서 오는 것이요, 오른쪽을 쓰지 못하는 것은 담(痰)과 기허(氣虛)에 속한다 하였다. 단계(丹溪)가 말한 이 말의 뜻은 간(肝)은 목(木)에 속하며 왼쪽에 위치하여 혈(血)을 주관하고, 폐(肺)는 금(金)에 속하며 오른쪽에 위치하여 기(氣)를 주관한다. 비(脾)는 토(土)에 속하며 서남쪽에 위치한다. 비(脾)도 역시 우측에 있기 때문에 비가 습(濕)과 담(痰)을 주관하는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내경(內經)]에는 음(陰)이 성하면 양(陽)이 병들고, 양(陽)이 성하면 음(陰)이 병든다고 하였다. 또 말하기를 여자는 우측이 역(逆-거스릴)이 되고 좌측이 종(從-좇을)이 되며, 남자는 좌측이 역(逆)이 되고 우측이 종(從)이 된다고 하였다. 대체로 양병(陽病)은 기병(氣病)이다. 기(氣)는 원래 양(陽)인데 음사(陰邪)가 성하면 병이 생긴다. 종(從)이라는 것은 병이 경하다는 것인데, 남자의 병은 우측에 있는 것이 예후가 좋고 여자의 병은 좌측에 있는 것이 예후가 좋다. 역(逆)이라는 것은 병이 위중하다는 것인데, 남자는 병이 좌측에 있으면 좋지 않고 여자는 병이 우측에 있으면 좋지 않다.
 
대체로 중풍을 치료하는 법은 그 병의 얕고 깊은 것과 허하고 실한 것, 그리고 또 중경(中經)과 중장(中臟)을 잘 감별하여야 하니, 중경(中經)이라는 것은 사기(邪氣)가 삼양경(三陽經)에 있으므로 그 병은 얕게 있는 것이고, 중장(中臟)이라는 것은 사기(邪氣)가 삼음(三陰)에 들어간 것이므로 그 병은 심한 것이다.
 
왕안도(王安道)는 중풍의 원인을 풍(風)이라 하였고, 하간(河間)은 화(火)라고 하였으며, 이동원(李東源)은 기(氣)라고 하였으며, 단계(丹溪)는 습(濕)이라고 하였다.
 
대체로 중풍(中風)에 졸도하는 증상들은 다 기(氣)가 허탈되어 오는 것이니 감자기 땀이 나는 것은 영위(營衛)의 기(氣)가 허탈된 것이요, 유뇨증이 있는 것은 명문(命門)의 기가 허탈된 것이다. 또 입을 벌리지 못하는 것은 양명(陽明)의 기(氣)가 허탈된 것이요, 혹 입에서 침이 흐르는 것은 태음(太陰)의 기(氣)가 허탈된 것이며, 팔다리를 쓰지 못하는 것은 간(肝)과 비(脾)의 기가 상한 것이요, 정신이 혼미해지고 말을 못하는 것은 심신(心神)과 신정(腎精)이 상한 것이다. 이 모든 것이 다 충임맥(衝任脈)의 기가 상한 것이다.
 
편고(偏枯)란 몸 한쪽에 혈기가 허해져서 반신을 쓰지 못하며 힘살이 여위고 뼈가 아픈 것이다. 장중경(張仲景)은 병이 살갗과 주리의 사이에 있는 것이므로 따뜻한 곳에 누워서 땀을 내야 한다고 하였다.
 
픙비(風痺)란 정신은 혼미하지 않고 몸도 아프지 않으면서 팔다리를 들지 못하거나 한쪽 팔을 쓰지 못하며 심하면 말을 못하는 것인데, 장중경(張仲景)은 이것은 치료하기 힘들다고 하였다.
 
풍의(風懿)란 갑자기 정신이 아찔해서 넘어지고 굳어져서 말을 못하고 목구멍이 막혀서 흑흑 느끼는 소리가 나는 것이다. [득효방]에는 땀이 나면 살고 땀이 나지 않고 몸이 뻣뻣해지면 죽는다고 하였다.
 
중부(中腑)는 표증(表證)이 있으면서 맥이 부(浮)하고 바람과 찬 것을 싫어하고 팔다리가 가드라들면서 잘 쓰지 못한다. 혹 몸의 뒷면이나 앞면 혹은 측면에 풍을 맞은 것을 말하는데 치료하기 쉽다.
 
중장(中臟)은 입술을 다물지 못하며 혀를 놀리지 못하여 말을 하지 못하며 귀가 먹고 눈이 어두우며 대소변이 잘 나가지 않는 것을 말하는데 흔히 치료하기 힘들다.
정신을 잃고 넘어지며 이를 악물면서 침을 흘리며 입과 눈이 비뚤어졌을 때는 엄지손가락으로 인중혈을 꼭 누르든가 열 손가락에 있는 정혈(井穴)과 합곡, 인중혈에 침을 놓고 죽력(竹瀝), 생강즙이나 참기름에 소합향원 또는 우황청심원을 풀어서 입에 떠넣고 참기름에 사향 0.8g을 풀어 먹인다.
 
중풍증에 입을 벌리고 있는 것은 심기(心氣)가 끊어진 것이고, 손에 맥이 없이 늘어져 있는 것은 비기(脾氣)가 끊어진 것이며, 눈을 감고 있는 것은 간기(肝氣)가 끊어진 것이고, 오줌이 나가는 줄을 모르는 것은 신기(腎氣)가 끊어진 것이며, 코고는 소리가 나는 것은 폐기(肺氣)가 끊어진 것이다. 이 중에 어느 한 가지 증상만 있으면 치료할 수 있으나 겸하여 나타나면 치료키 어렵다.
 
입과 눈이 비뚤어진 것은 대체로 위경(胃經)에 속한 근맥과 관련시켜 구분한다. 족양명(足陽明)과 수태양(手太陽)의 경근(經筋)이 가드라들면 입과 눈이 비뚤어지는데 이것은 위토(胃土)의 경맥에 사기(邪氣)가 침범한 것이다. 족양명경맥의 소생병은 입이 비뚤어지는 것이다.
 
팔다리를 쓰지 못하는 것은 기혈(氣血)이 허하면서 담화(痰火)가 여기저기 옮아가기 때문에 생긴다. 이 증이 오래 끌면서 죽지 않는 것은 마치 나무 뿌리는 그대로 있지만 어느 한 가지가 먼저 시들어지는 것과 같은 것이다. 남자는 왼쪽을 쓰지 못하는 것이 좋지 않고 여자는 우측을 쓰지 못하는 것이 좋지 않다.
 
풍병(風病)은 대체로 담(痰)으로 인한 경우가 많으므로 먼저 막힌 것을 열어 주고 담을 삭이는 방법으로 치료한다. 급할 때에는 거풍하고 완만할 때에는 기(氣)를 잘 돌 게 하며 병이 오래 된 것이면 혈(血)을 잘 돌게 해야 한다.
 
풍(風)은 열(熱)로 생긴다. 열이 성하면 풍이 동한다.이런 때는 안정시켜서 동한 것을 억제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양혈(養血)하는 것이다.
 
중풍(中風) 때에 많이 먹는 것은 풍목(風木)이 성하기 때문이다. 풍목이 성하면 비(脾)를 억제하게 되는데 비가 억제되면 음식을 더 먹어서 도움을 받으려는 데서 온다. [내경(內經)]에는 응당 간목(肝木)을 사(瀉)하여 풍을 치료하면 비(脾)가 고르게 되어 음식물을 적게 먹는다. 이것이 보양하는 방법이라 하였다.
 
풍비(風痺)란 통풍(痛風)을 말한다. 비(痺)라는 것은 막혔다는 것이다. 혈기(血氣)가 사기(邪氣)에 의하여 막혀서 잘 돌아가지 못하기 때문에 병이 생긴 것이다. 병이 양(陽)에 있으면 풍증(風證)이 되고 음(陰)에 있으면 비증(痺證)이 된다. 음과 양에 병이 다 있으면 풍비(風痺)라 한다.
 
통풍이라고 하는 것은 대체로 혈(血)이 열을 받아 더워날 때 곧 찬물을 걸어 건넜거나 혹은 습한 곳에 오래 서 있거나 밤에 누워서 서늘하게 바람을 쏘이면 더워졌던 혈이 차지고 흐려져서 잘 돌지 못하게 되면서 아프게 된다. 이때에 치료는 맛이 맵고 성질이 더운 약으로 한습(寒濕)을 헤쳐 주고 주리를 열어주어야 한다. 혈(血)이 잘 돌고 기(氣)가 고르게 되면 아픈 것은 스스로 멎는다.
 
통풍의 증상이 온몸에 여기저기 옮겨가서 아프기 때문에 역절풍이라고 한다. 아픔이 심한 것은 범이 무는 것과 같아 백호풍이라고도 한다. 아픈 것이 반드시 밤에 더 심한 것은 이때에 사기(邪氣)가 음분(陰分)으로 돌기 때문이다.
 
백호역절풍도 역시 풍, 한, 습의 3가지 사기(邪氣)가 침습해서 생긴다. 혹 술을 마시고 바람을 맞거나 땀이 날 때 찬물에 들어가도 이 병이 생기는데 이때 뼈마디가 어긋날 수도 있다.
 
풍, 한, 습의 사기(邪氣)가 경락에 들어가면 기혈(氣血)이 몰리게 되는데 이것이 오래되면 속이 몹시 답답하고 경락에 기혈이 몰린 곳이 뜬뜬해지면서 기혈순환이 장애되며 또 정기(正氣)와 사기(邪氣)가 서로 상박되기 때문에 아프게 된다. 이때에는 맛이 맵고 성질이 센 약으로 몰린 것을 흩어지게 하고 기(氣)를 잘 돌아가게 하며 어혈을 풀어주고 담(痰)을 삭히면 영위(營衛)가 잘 돌아가서 병은 곧 낫는다.
 
병이 뼈에 있으면 몸이 무겁고, 맥에 있으면 혈이 엉키어 잘 돌아가지 못하며, 힘줄에 있으면 굽혔다가 잘 펴지 못하고, 살에 있으면 감각이 둔해 지며, 살갗에 있으면 살갗이 차다. 그러므로 이 다섯 가지가 다 있으면 아픔을 느끼지 못한다. 찬 기운을 받으면 힘줄이 가드라들고 더운 기운을 받으면 늘어진다.
 
 
2. 화(火)
 
화(火)는 내(內)는 음(陰)이요 외(外)는 양(陽)으로서(內暗外明) 그 본성(本性)이 동(動)하면 염상(炎上)하는 것인데, 인체에는 오행이 각각 하나씩 밖에 없으나 오직 화(火)만은 둘이 있어서 군화(君火)는 심(心)에, 상화(相火)는 간(肝). 신(腎)에 기하였는데, 이것이 발동하면 음액(陰液)을 전오(煎熬)하여 원기(元氣)를 적상(賊傷)하게 하나니, 음허(陰虛)하면 병(病)이 되고 음절(陰絶)하면 사(死)한다. 또 장부궐양(臟腑厥陽)의 화(火)가 있으니, 오지(五志)의 안에 뿌리를 박고, 육욕(六慾)과 칠정(七情)이 격동(激動)하면 화(火)가 따라 일어난다. 노(怒)하면 화(火)가 간(肝)에서 일어나고, 취포(醉飽)하면 화(火)가 위(胃)에서 일어나고, 방노(房勞)하면 화(火)가 신(腎)에서 일어나고, 비애(悲哀)하면 화(火)가 폐(肺)에서 일어나고, 심(心)이 군주(君火)의 주(主)가 되니 스스로 타면(焚) 죽는다. 따라서 화(火)라는 것은 원기(元氣)와 곡기(穀氣)와 진기(眞氣)의 적(賊)이다.
 
화(火)는 함부로 동하지 않는다. 화가 동하는 원인은 마음 속에 있다. 그런데 고요할 정(靜)자는 속에 있는 얼음과 같다(보감).
 
정신이 안정하면 화(火)는 저절로 내려가고 욕심을 버리면 물은 저절로 올라온다(보감).
 
계현자(啓玄子)는 "화병이 매우 강한 것은 인화(人火)와 같아서 풀을 만나면 불이 일어나고 나무를 만나면 타는 것인데 이것은 습기(濕氣)로 누를 수 있고 물로 끌 수 있으므로 그 화기를 맞받아쳐서 끌 수 있다. 화병(火病)이 몹시 심한 것은 용화(龍火)와 같아서 습기를 받으면 불꽃이 일어나고 물을 치면 불이 더 성하게 된다. 이 성질을 알지 못하고 물이나 습기로서 그 화를 끄려 하면 더 크게 타오를 것이다. 방도를 연구하여 그 성질을 알지 못할 때는 정상 이치에 반대되게 화(火)로써 화(火)를 몰아내면 타오르던 불은 저절로 꺼질 것이다."라고 하였다.
 
화(火)로 열병이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정상적으로 화(火)는 곧 양기(陽氣)인데 이런 화(火)가 없어서는 안 되고 또 쇠약해져도 안 된다. 쇠약하면 양기(陽氣)가 허해진다. 화(火)가 정상적인 아니면 이것은 곧 사열(邪熱)이다. 이런 화(火)가 있어서는 안 되고 더욱이 심해지면 안된다. 심해지면 진음(眞陰)이 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양(陽)은 원기(元氣)라 하고 화(火)는 병기(病氣)라고 한다. 그러므로 모든 병이 원기에 있는 것은 화(火)라고 할 수는 없다. 사람의 원기는 충족되면 그만인데 어떻게 남음이 있으며 남음이 없는데 어찌 화(火)라고 하겠는가. 소위 형체가 없는 것은 그것이 변하여도 역시 허해진다고 한 것이 바로 이런 것을 두고 한 말이다. 오직 병이 형체에 있어야 화증(火證)으로 진단내릴 수 있다. 대개 병이 기(氣)에 있지 않으면 혈(血)에 있다. 소위 형체에 있는 것은 그것이 실화(實火)로 변한다는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화로 병이 겉에 생겼으면 반드시 피(皮), 육(肉), 근(筋), 골(骨)에 나타나고 그 화로 병이 속에 생겼으면 반드시 장부(臟腑)와 9규에 나타난다.
 
본래 열 증상이 없는 것을 경솔하게 화(火) 또는 열(熱)이라고 할 수 없다. 가령 화(火)의 증상이 다 갖추어 있다 하더라도 허화(虛火)와 실화(實火)가 다르고 진화(眞火)와 가화(假火)가 다르므로 자세히 감별하여야 한다. 만일 화병(火病)이 있다면 화는 성질이 급하기 때문에 오히려 꺼려해야 한다. 그러나 실화(實火)는 다만 형체를 따라 생겨나므로 이것을 범화(凡火) 또는 사화(邪火)라고 한다.
 
화(火)로 병이 생긴 것은 병이 표(表)에 있기 때문에 씻어 버리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그러나 허화(虛火)로 생긴 병은 원기(元氣)에 원인이 있기 때문에 이를 실화(實火)로 보고 잘못 치료하면 허한 원기를 오히려 공격하는 꼴이 되고 만다.
 
대체로 화병(火病)을 진찰할 때는 반드시 그 허실(虛實)을 알아야 한다. 비록 그 원기(元氣)가 본래 허하다 하더라도 허한 가운데 실증을 겸한 것은 치료하기 쉽다. 그러나 이것을 어떻게 알아낼 것인가. 대변이 굳거나 쉽게 배고파하고 음식을 많이 먹으며 혹 정신은 맑고 맥이 힘이 있으면 이것은 허증 가운데 실증을 겸한 것이다. 그러므로 그 증상에 따라 성질이 서늘한 약으로 풀어 주어야 한다, 만일 속과 겉에 다 열이 있으면서도 오히려 묽은 설사를 하거나 음식을 적게 먹거나 목소리가 약하고 숨이 찬 등의 여러 가지 허증 증상들이 다 있으면 그것은 이미 위기(衛氣)가 상하여 생기가 없어진 것으므로 좋지 못한 징조이다.
 
대체 가열증(假熱證)에는 신음(腎陰)이 몹시 허하여 양(陽)이 의거할 곳이 없어서 겉에 나오기 때문에 오히려 겉에 열이 많게 된다. 이것이 곧 속에는 진한(眞寒)이 있고 겉에는 가열(假熱)이 있는 것이다. 만일 진음(眞陰)을 세게 보하지 않으면 그 원기는 회복될 수 없으며 원기가 회복되지 못하면 반드시 흩어져서 없어지게 된다. 외열(外熱)이 심해서 입안이 헐고 혀가 트며 목안이 마르고 아프며 번갈증이 나고 찬 것을 좋아하는 증상들이 나타나면 맛이 맵고 성질이 더운 온보약(溫補藥)을 쓰기 곤란하다.
 
상초(上焦) 열은 기침하다가 폐위가 되면 생긴다(중경).
상초에 열이 잇으면 눈에 피가 지고 부으며 목덜미가 붓고 입과 혀가 헌다(보감).
 
중초(中焦) 에 열이 있으면 대변이 굳는다(중경).
입맛이 없고 가슴에 번조증이 난다(선명).
 
하초(下焦)에 열이 있으면 피오줌이 나오거나 오줌이 방울방울 떨어지거나 오줌이 막히기까지 한다(중경).
 
골증열(骨蒸熱)은 지나친 성생활과 진수(眞水)가 줄어들어서 음화(陰火)가 떠올라 후끈후끈 다는 조열이 생긴다. 그 증상은 기침을 하고 열이 나며 각혈하고 가래를 토하며 백탁(白濁), 백음(白淫), 유정(遺精), 식은 땀이 있고 정신이 어리둥절해지고 몸이 점차 여위다가 심한 허로병이 된다(정전).
 
오심열(五心熱)은 심화(心火)가 비(脾)에 몰려서 흩어지지 못해서 생기는데 발산시키는 것이 좋다(동원).
살갗, 근육, 근골이 불같이 다는 것은 혈이 허하여 열이 비토(脾土)에 잠복하거나 찬 음식을 지나치게 먹은 탓으로 양기가 비토 속에 몰리기 때문이다.
 
조열(潮熱)이란 열이 나는 것이 마치 조수처럼 일정한 시간에 나는 것을 말한다.
 
심, 간, 신, 비가 모두 허하면 답답한 증이 생기는데 이를 허번(虛煩)이라 한다. [내경]에는 음(陰)이 허하면 속에 열이 난다고 하였다. 허번은 흔히 음이 허하여 속에 열이 생기는 것인데 허로병 환자가 신수가 허하고 심화가 왕성할 때 상한병에 토하게 하거나 설사를 시킨 뒤나 곽란으로 토하고 설한 다음 진액이 고갈된 때에 허번증이 많이 생긴다.
 
환자 자신이 찬 기운이 아래에서 위로 올라온다고 하는 것은 찬 기운이 아니다. 이것은 위로 올라가는 기(氣)가 간에서 시작하여 상화(相火)를 끼고 아래로부터 위로 올라가는 것이다. 그 열이 심해지면 찬감을 느끼는데 그것은 화가 극도에 달하면 물과 비슷해지는 것과 같다. 실제는 열이 쌓여 심해진 것이다.
 
기(氣)가 왼쪽에서 시작되는 것은 간화(肝火)이고 기(氣)가 배꼽아래서부터 시작되는 것은 허한 것이 극도에 달한 것이다. 대체로 화(火)가 발바닥에서 시작하면 살기 어렵다.
 
오열(惡熱)은 열증이 아니라 확실히 허증이다. 오한(惡寒)은 한증이 아니라 확실히 열증이다(단심).
 
양허증(陽虛症)은 그 원인이 위(胃)에 있고 음허증(陰虛症)은 그 원인이 신(腎)에 있다.
 
음허화동(陰虛火動)이란 음(陰)이 허하고 화가 동하면 열이 나고 기침을 하며 가래를 토하고 각혈하며 오후부터 밤까지 열이 나고 얼굴과 입술이 붉으며 오줌이 벌겋고 잘 나오지 않는 것을 말한다(단심).
 
 
3. 서(署)

화(火) 서(署) 육음(六淫)에 서화(暑火)는 있으나 열(熱)은 없다. 그러나 서화(暑火)가 병을 일으키면 모두 열상(熱狀)이 나타난다. 열사(熱邪)는 인체의 열상(熱狀)을 나타내고 진액(津液)을 손상시키며 맥락(脈絡)을 손상시킨다.
 
하지일(夏至日)이 지난 뒤에 열(熱)로 인(因)하여 병든 것이 서(暑)로 되는 법이니, 서(暑)는 상화(相火)가 영(令)을 행(行)하므로 일어나는 것이다. 여름에 사람이 적중(的中)되는 경우 구치(口齒)로부터 들어가서 심포락(心包絡)의 경(經)을 상(傷)할 때 그 증세(證勢)가 번(煩-괴로울)하면 천갈(喘喝)하고, 정(靜)하면 말이 많고, 몸이 열(熱)하고, 심번(心煩)하며 대갈(大喝)하여 물을 늘 마시며, 두통(頭痛)하고 자한(自汗)하며, 권태(倦怠)하고 소기(少氣)하며 혹은 하혈(下血)하고 황색(黃色)이 발(發)하고 반(斑)이 나고 심하면 화열(火熱)이 폐금(肺金)을 극해서 간목(肝木)을 평(平)하지 못하고 휵닉(당길 휵, 누를 냑 / 잡을 닉 - 본음 : 축냑/닉)하며, 인사불성한다. 서병(暑病)은 신열(身熱)하며 자한(自汗)하고, 입이 마르고, 면구(面垢-얼굴에 때가 끼는 것)가 특이하다.
 
여름에는 양기(陽氣)가 모두 겉으로 나오고 음기(陰氣)는 속으로 들어간다. 음기(陰氣)가 성하면 양기(陽氣)는 쇠약해지니 차지지 않을 수 없다. 기(氣)가 허한 것은 곧 양(陽)이 허한 것이니 차지 않을 수 얺는 것이다. 이것을 뚜렸하게 알 수 있는 것은 우물물이 겨울 철 추운 때에는 따뜻해지고 여름 철 몹시 무더운 때에는 차지는 것으로도 알 수 있다. 겉이 더우면 속은 차지는 것이 대자연의 이치인 것이다.
 
여름 철 몹시 더운 때에는 반드시 몸에서 약간 땀을 나게 해서 가쁜하게 해야 한다. 땀이 나지 않으면 음기(陰氣)가 양기(陽氣)보다 성해져서 흔히 병이 생기게 된다. [내경]에는 여름에 땀이 나지 않으면 가을에 가서 풍(風)이 발한다 하였다.
 
더위를 먹고 까무라친 데는 찬물을 먹어서는 안된다. 찬물을 먹이면 죽을 수 있다. 이런 때는 따뜻한 것으로 배꼽을 천천히 덥게 해주어야 한다.
 
맥이 미세할 때는 땀을 내서는 안된다. 단지 중기(中氣)를 보해서 원기가 충실해지면 한사(寒邪)가 저절로 해쳐져서 사기(邪氣)를 칠 필요가 없게 된다.
 
여름철에는 서열(署熱)에 상한 데다 또 날 것이나 찬 것에 상하여 겉에는 열이 나고 속이 찬 데는 반드시 속이 찬 것을 위주로 해서 치료하면서 체기가 있으면 그 체한 것을 없애고 체기가 없으면 그 기(氣)를 보해주고 속을 덥혀 주며 비(脾)를 고르게 해서 비기(脾氣)가 회복되면 서사(署邪)가 물러가지 않을 수 없다.
 
상서증(像署症) 때는 얼굴에 때가 낀 것 같고 저절로 땀이 나며 몸에 열이 나고 잔등이 시리며 번갈이 있고 권태감이 나면서 시운이 적고 솜털이 일어서면서 오한이 나고 혹 머리가 아프거나 곽란이 생기거나 팔다리가 싸늘해지나 단지 몸이 아픈 데는 없다(직지).
 
더위 독은 아협(牙頰-어금니와 빰)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더위를 먹었을 때는 빨리 물로 양치질만 하고 마시지는 말아야 한다.
 
여름 철에 길을 가다가 갑자기 까무라쳐 넘어졌을 때는 빨리 환자를 부축해서 그늘지고 서늘하면서도 깨끗한 곳에 눕히고 길가에 있는 뜨거운 흙을 환자의 심장부위나 배꼽 위에 오목하게 만들어놓고 그 속에 따뜻한 물을 붓는다.
 
중서(中署)는 으슥한 방이나 물가의 정자에 조용히 있다가 생긴 것인데 반드시 머리가 아프고 오한이 나며 몸이 가드라들고 팔다리의 뼈마디가 아프며 가슴이 답답하고 열이 몹시 나나 땀은 안난다. 이것은 방안에서 음한(陰寒)에 상하여 양기(陽氣)가 막혀서 퍼지지 못해 생기는 병이다.
 
중할(中할)은 한낮에 힘든 일을 지나치게 한 탓으로 생기는 것인데 반드시 머리가 몹시 아프고 열이 몹시 나며 더운 것을 싫어한다. 살갗을 만져보면 몹시 달고 갈증이 아주 심하여 물을 켜고 땀을 많이 흘리며 움직일 기운도 없어한다. 이것은 밖의 뜨거운 열에 폐기(肺氣)가 상해서 생기는 양증(陽症)이다.
 
무더운 때는 사람의 양기(陽氣)가 체료로 다 나오기 때문에 뱃속의 양기(陽氣)는 허해진다(보감).
 
서독(署毒)이 장위에 들어가면 배가 몹시 아프고 메스꺼우며 토하고 설사하게 된다(보감).
 
만일 밖에서 한사(寒邪)를 받지 않고 오직 날 것과 찬 것을 먹고 상해서 배가 아프고 토하면서 설사하면 서병(署病)이라 한다.
 
복서(伏署)란 서독(署毒)이 장위에 잠복해 있어서 추워하다 열이 났다 하고 곽란, 학질, 이질, 번갈증과 혹 하혈을 하는 데 여름철이면 도지는 것을 말한다(보감).
 
주하(注夏)란 매해 늦은 봄부터 초여름이 되면 머리가 아프고 다리가 약해지며 입맛이 떨어지고 열이 나는 것을 말한다.
 
모든 서병(署病)은 속을 시원하게 하고 오줌을 잘 누게 하는 것이 가장 좋다. 더위는 기(氣)를 상하므로 진기(眞氣)를 보하는 것이 필요하다(보감).
 
 
4.습(濕)

습(濕)은 음사(陰邪)로 쉽게 제거되지 않으며 병(病)의 기간이 길고, 정체(停滯)되는 성질이 있어 국부부위의 한곳에 고정되어 나타나고 인체 전신(全身) 또는 국소(局所)에 부종(浮腫), 습진(濕疹)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습증(濕症)을 치료하는 법은 비(脾)를 고르게 하고 열을 내리며 오줌을 잘 누게 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이는 습열증을 치료하는 데 해당하고 오히려 한습증(寒濕症)에는 좋지 않다. 습증에 한증을 겸하는 것은 양기(陽氣)가 허하지 않은 것이 없으므로 오줌을 많이 누게 해서 기가 상하면 양기는 반드시 더 허해져서 해를 보게 된다. 습열증(濕熱症)에도 음기(陰氣)가 이미 상하였을 때에는 오줌을 잘 누게 되면 습사(濕邪)는 다 없어지지 않고 정혈(精血)이 먼저 소모된다.
 
습(濕)은 즉 물이다. 지대가 낮거나 비비람이 자주 불면 중습증(中濕症)이 자주 발생한다. 습사(濕邪)가 경락에 있으면 해질 무렵에 열이 나고 코가 메며, 뼈마디에 있으면 온몸이 아프며, 장부(臟腑)에 있으면 청기(淸氣)와 탁기(濁氣)가 갈라지지 않고 뒤섞여서 설사나고 오줌이 잘 나가지 않으며 배가 창만해진다. 습과 열이 상박되면 온몸이 훈증한 것처럼 누렇게 된다(입문).
 
수기(水氣)에도 독이 있어서 풍습(風濕)으로 수종이 생기면 배가 불어나서 커진다. 수기(水氣)가 살갗으로부터 점차 육부(六腑)로 들어가면 대소변이 잘 나가지 않게 되고 점차 오장(五臟)으로 들어가는데 갑자기 가슴으로 치밀면 죽을 수 있다(본초).
 
습기(濕氣)는 훈증해서 사람에게 침습하므로 흔히 이것을 느끼지 못한다. 내인(內因)으로는 생 것, 찬 것, 술, 국수 등에 체하여 비(脾)에 습(濕)이 생기고 열이 몰리면서 흔히 배가 불러온다. 외인(外因)으로는 늦은 여름철에 비를 몹시 맞았거나 습한데 오래 걷거나 땀에 의복이 젖으면 흔히 허리나 다리가 부어나고 아프게 된다.
 
화열(火熱)은 습(濕)을 생기게 하기 때문에 여름철에 열이 성하면 만물이 습윤하고 가을철에 서늘하면 만물이 마르게 된다. 대체로 열이 몰려서 퍼지지 못하면 습이 생긴다.
 
풍습(風濕)-태양경(太陽經)이 풍습(風濕)에 감촉되어 상박되면 뼈마디가 안타깝게 아픈 것은 습기(濕氣) 때문이다. 습으로 뼈마디를 잘 늘릴 수 없기 때문에 아프다. 팔다리가 가드라들면서 펴지 못하는 것은 풍 때문이다(제중).
 
한습(寒濕)-몸이 차고 아프며 오줌은 맑고 갈증은 없다(입문).
 
습열(濕熱)-오줌이 벌겋고 갈증이 있다. 습이 성하면 힘줄이 늘어지고 열이 심하면 힘줄이 졸아든다.
 
습온(濕溫)-여름철에 먼저 습에 상한 데다 또 더위에 상하여 습과 열이 상박되어 양쪽 정갱이가 싸늘해지고 갈증은 없다. 병이 심해지면 가슴이 그득하며 머리가 아프고 열이 심하게 나면서 자한(自汗)이 난다.
 
주습(酒濕)-주습(酒濕)은 또한 비증(痺症)을 생기게도 한다. 입과 눈이 비뚤어지며 반신을 쓰지 못하는 것이 마치 중풍과 비슷하며 혀가 뻣뻣해서 말을 잘하지 못한다. 이때에는 습독(濕毒)을 사(瀉)해주어야 하며 풍증으로 보고 땀을 내어서는 안된다(보감).
 
 
5. 조(燥)

조(燥)는 자연계의 건조현상과 유사하다. 외래의 조사를 감수하여 일어나는 질병을 외조라 하는데, 대개 기후가 건조한 계절과 지역에 나타난다. 인체에 있어서의 표현으로는 입과 코 혹은 피부가 건조하며 마른 기침등의 증상을 일으킨다. 체내의 진액이나 음혈이 부족하여 출현하는 내조의 경우 진액의 부족으로 인한 병증이 나타난다.
 
조(燥)라는 것은 폐금(肺金)의 근본이니, 조금(燥金)이 열(熱)을 받으면 화해서 조(燥)를 이룬다. 밖에서 조(燥)하면 피부가 마르고, 중(中)에서 조(燥)하면 정혈(精血)이 마르고, 상(上)에서 조(燥)하면 인비(咽鼻)가 타고 마른며, 하(下)에서 조(燥)하면 변과 요(尿)가 폐결(閉結)된다.
 
[내경]에 조(燥)한 것은 축여주라고 하였는데 이것은 혈(血)을 보하라는 말이다(보감).
 
조증(燥症)의 외인(外因)은 건조한 계절에 오랫동안 가무는 것인데 정신이 혼미해지고 살갗이 말라서 비듬이 된다. 내인(內因)으로는 칠정(七情)이나 또는 토하거나 설사로 인하여 진액이 소모되었거나 광물성 약을 많이 써서 혈이 마르거나 지나친 성생활로 정액이 탕진되었거나 육식과 술 같은 것을 많이 먹어서 혈(血)이 조(燥)해진 것이다.
 

6. 한(寒)

한(寒)에는 외한(外寒)과 내한(內寒)이 있는데 외한은 찬바람을 쏘이거나 찬 것을 마시는 등 외부(外部)의 한사(寒邪)에 의해 야기된 것이며, 내한(內寒)이란 인체 스스로의 양기(陽氣) 후퇴로 말미암아 정상적인 온후(溫煦)작용을 상실하므로써 생긴 것이다. 한사는 음사(陰邪)에 속해 인체의 양기(陽氣)를 쉽게 손상시키며 한승칙통(寒勝則痛)하여 국부(局部)에 극심한 동통(疼痛)이 나타나고 임상적으로 소변청장(小便淸長) 대변설사(大便泄瀉) 등의 병증(病症)을 일으키기 쉽다.

상강이후로부터 춘분에 이르기까지 서리와 이슬을 맞아 몸이 한사(寒邪)에 적중하여 병이 되는 것을 상한(像寒)이라 한다. 사시(四時)의 기(氣)에 상하면 다 병이 되지만 오직 상한(像寒)이 가장 독한 것은 살(殺)의 기가 있기 때문이다. 한기(寒氣)에 적중하여서 곧 병이 되는 것은 상한이 되는 것이며, 곧 병이 되지 않는 것은 한독(寒毒)이 몸과 피부의 가운데 머물고 있다가 봄에 이르러서 변하여 온병(溫病)이 되고, 여름에 이르러서 변하여 서병(署病)이 되는 것이다)
 
상한(象寒)의 증상은 순식간에 전변하므로 치료법칙에 엄격히 의거하여야 하며 경솔하게 해서는 안된다(득효).
 
양(陽)이 성하고 음(陰)이 허한데 땀을 내면 죽고 설사시키면 나으며, 양(陽)이 허하고 음(陰)이 성한데는 땀을 내면 낫고 설사시키면 죽는다는 말이 있다. 양이 하하고 음이 성하다는 것은 속에 열이 많고 겉에 찬 기운이 심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대체로 사기(邪氣)는 반드시 부(腑)에 들어간 다음에 열이 난다. 열이 속에 실한 것은 곧 양(陽)이 실한 것이다. 그러므로 다시 성질이 따뜻하거나 열한 약으로 땀을 내면 위험하게 된다. 양(陽)이 허하고 음(陰)이 성하다는 것은 대체로 사기(邪氣)가 표(表)에 침범하여 풍한사(風寒邪)가 겉에 몰려서 음(陰)이 성하게 된 것이다. 때문에 함부로 성질이 찬 약을 써서 설사시키면 위험하게 된다(경악).
 
태양병(太陽病)은 머리가 아프고 몸에 열이 나며 등골이 뻣뻣하고 땀이 나지 않고 오한이 난다.
 
양명병(陽明病)은 눈이 아프고 코가 마르며 잠을 자지 못하고 열이 나며 땀이 나지 않는다.
 
소양병(少陽病)은 귀가 먹고 옆구리가 아프며 오한이 났다 열이 났다 하고 구역이 나면서 입이 쓰다.
 
태음병(太陰病)은 배가 그득하고 목안이 마르면서 저절로 설사가 난다.
 
소음병(少陰病)은 혀와 입안이 마르는 것이다.
 
궐음병(厥陰病)은 속이 답답하고 그득하며 음낭이 졸아드는 것과 같다.
 
상한양증(像寒陽症)이 음증(陰症)과 비슷할 때에는 대변빛이 검고 맥이 활하다.
 
몸에 열이 몹시 나면서도 도리어 옷을 입으려 하지 않는 것은 표(表)가 차고 속에 열(熱)이 있는 것이므로 양증(陽症)에 속한다.
 
상한음증(像寒陰症)은 팔다리가 싸늘하고 토하며 설사가 나면서 갈증은 없고 몸을 구부리고 조용히 누워 있는다. 상한음증이 양증과 비슷할 때는 얼굴이 붉고 맥이 미하다.
 
상한표증(像寒表症)은 상한에 걸려 2~3일 되었을 때에 머리와 몸이 몹시 아프고 오한이 나며 열이 나는 것이다.
 
상한이증(像寒裏症)은 양명병이 부(腑)에 들어가 조열(燥熱)이 나고 대변이 막히며 더운 것을 싫어하고 발광하며 헛소리를 하고 갈증이 나며 배가 그득하고 축축하게 땀이 나는데 이것은 다 이증의 증상이다.
 
상한음궐(像寒陰厥)이란 머리는 아프지 않고 몸에 열이 없으며 토하고 설사하거나 갈증이 없고 몸을 꾸부리고 가만히 누워 있으며 손발이 다 싸늘한 것이다. ㅇ;것은 궐음이 음기와 양기를 주관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여 음기와 양기가 서로 접촉하지 못하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상한양궐(像寒陽厥)은 설사시켜야 할 증상이 다 있으면서 팔다리가 싸늘한 것은 설사를 제때에 시키지 못해서 기혈이 잘 통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것을 음궐로 오진하고 성질이 더운 약을 쓴다면 더 화를 입게 된다.
 
상한번조(像寒煩躁)의 번(煩)이라는 것은 가슴 속이 답답하고 토하려 하는 것이고 조(躁)라는 것은 손발을 내저으면서 앉으나 누우나 편안치 못해 하는 것이다.
번(煩)은 주로 기(氣)와 폐(肺)에 속하고, 조(躁)는 주로 혈(血)과 신(腎)에 속한다. 먼저 번이 나타나고 점차 조가 나타나는 것은 양증(陽症)이고 번이 나타나지 않고 갑자기 조가 나타나는 것은 음증(陰症)이다.
 
보통 감기에 경솔히 땀을 내지 말아야 한다. 혹 땀을 잘못내면 기를 소모시켜 허하게 하여 다른 병이 생길 수 있다. 다만 평순한 약으로 표증만 치료하는 것이 좋다